
신학과 예술
사진 묵상 노트
기증 김진선 사진작가
<기도 I >
![[기도 I] 1. 찢겨짐.jpg](https://static.wixstatic.com/media/1e18bb_8c5953eb4faa47fcb92ab8255d1e8c3c~mv2.jpg/v1/fill/w_371,h_495,al_c,q_80,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5B%EA%B8%B0%EB%8F%84%20I%5D%201_%20%EC%B0%A2%EA%B2%A8%EC%A7%90.jpg)
1. 찢겨짐
유난히 큰 나무 잎사귀의 화분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가까이 가 보니 잎사귀 하나가 찢겨져 있었다.
마치, 손이 칼에 배인 것처럼 마음이 아려왔다.
![[기도 I] 2. 이탈.jpg](https://static.wixstatic.com/media/1e18bb_0d0c9944ae1449999e39b02a6a7b96b5~mv2.jpg/v1/fill/w_371,h_494,al_c,q_80,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1e18bb_0d0c9944ae1449999e39b02a6a7b96b5~mv2.jpg)
2. 이탈
단풍잎 모양의 마른 잎사귀들이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겨우 붙어 있다가, 이내 곧 떨어져나갈것만 같다.
마치 내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듯하다.
![[기도 I] 3. 엎드러짐.jpg](https://static.wixstatic.com/media/1e18bb_02bf3cd67d6c4a65a13db9cd77626e0e~mv2.jpg/v1/fill/w_391,h_521,al_c,q_80,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1e18bb_02bf3cd67d6c4a65a13db9cd77626e0e~mv2.jpg)
4. 속죄
푸른 나뭇잎들 속에서 까맣게 탄 듯한
나뭇가지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주변의 생생한 나뭇잎들과 달리,
홀로 고개를 숙이고 축 쳐진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3. 엎드려짐
바싹 시들은 마리골드 꽃이
마치 얼굴을 떨군 채 이마를 바닥에 대고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 같다.
![[기도 I] 4. 속죄.jpg](https://static.wixstatic.com/media/1e18bb_686da1ad4ad24ad48dfc94e8c8f57f8f~mv2.jpg/v1/fill/w_514,h_341,al_c,q_80,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1e18bb_686da1ad4ad24ad48dfc94e8c8f57f8f~mv2.jpg)
![[기도 I] 5. 참회.jpg](https://static.wixstatic.com/media/1e18bb_4c610267f0484a389cd21fed3c01106b~mv2.jpg/v1/fill/w_391,h_521,al_c,q_80,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1e18bb_4c610267f0484a389cd21fed3c01106b~mv2.jpg)
5. 참회
아래로 축 늘어진 커다란 꽃송이를 한참동안 바라본다.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고개를 떨군 채
묵묵히 길을 가는 가장의 모습 같다.
![[기도 I] 6. 탄식.jpg](https://static.wixstatic.com/media/1e18bb_9ee2d6d11edb44658c0aa6187d587054~mv2.jpg/v1/fill/w_407,h_543,al_c,q_80,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1e18bb_9ee2d6d11edb44658c0aa6187d587054~mv2.jpg)
6. 찬양
윗부분이 잘려나간 나뭇가지 하나에 눈길이 간다.
작고 왜소한 나뭇가지 몸통에 붙어있는 길고 가느다란 나뭇가지의 모습이마치 한쪽 팔을 높이 들고
감사 찬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기도 I] 7. 찬양.jpg](https://static.wixstatic.com/media/1e18bb_84896fe94eaa4df7b0a4369290ac3b88~mv2.jpg/v1/fill/w_407,h_543,al_c,q_80,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1e18bb_84896fe94eaa4df7b0a4369290ac3b88~mv2.jpg)
7. 탄식
마른 꽃잎들의 갈라진 틈 사이에서
오랜 기간 참아온 탄식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 같다.
![[기도 I] 8. 갈망.jpg](https://static.wixstatic.com/media/1e18bb_415314a4575140e980dbffc841bcbb3f~mv2.jpg/v1/fill/w_392,h_523,al_c,q_80,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1e18bb_415314a4575140e980dbffc841bcbb3f~mv2.jpg)
8. 갈망
물리적 거리를 두고 떨어져있는 꽃잎들이
서로에게 가 닿고자하는 갈망이 강렬하게 느껴진다.
![[기도 I] 9. 환희.jpg](https://static.wixstatic.com/media/1e18bb_2c1be09e7c0949898adacad0352a28f4~mv2.jpg/v1/fill/w_448,h_645,al_c,q_80,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5B%EA%B8%B0%EB%8F%84%20I%5D%209_%20%ED%99%98%ED%9D%AC.jpg)
9. 환희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수풀 속에서
피어난 조그맣고 하얀 말발도리꽃들이
마치 캄캄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처럼 느껴진다.
<십자가 흔적 > 중

1. 두 개의 십자가
아스팔트 위에 두 개의 십자가 형상,
나란히 새겨져있는 모습이 다정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고통을 나누어 질 때,
힘듦을 잊게 되는 이유가 이 때문일까...

2. 나사못
하얀 콘크리트 벽면에 깊게 박혀있는
조그만 나사못을 바라보며,
묵묵히 자신의 일을 감당하고 있는 성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1. 너의 눈물이 되어줄게
어느 가을 저녁, ECC 이화동산을 산책하다
어두운 밤길을 비춰주는 원통형의 조명이 눈에 들어왔다.
기온 차이 때문인지 조명에 김이 서려있다.
반투명의 아크릴 조명 위로 천천히 녹아내리는 물이
사랑하는 사람의 눈가에 흘러내리는 눈물처럼 다가온다.
<사순절 > 중

1. 사순절 I
북아현동 추계예대 앞을 지나다가 붉은 색의
벽돌 담장에 걸려있는 긴 나무토막을 보게 되었다.
담장 위의 넝쿨들에 뒤엉킨 채,
다 헤어진 광목천에 싸여있는 낡은 나무토막을 바라보며, 찢겨지고 헤어져서 누더기가 된 천 조각을 걸치고
십자가상에서 외롭게 돌아가신 예수님을 떠올린다.